MatKor Cup 2025 Summer 대회 후기
이번 여름도 돌아온 무서운 대회
맞은 데 또 맞기
지난 겨울에 이어 또 한 번 고려대학교 MatKor 프로그래밍 대회에 참가했습니다.
나름 취준생 입장에서는 열심히 한다고 한 공부도 진짜배기들 앞에서는 귀여운 수준이라는 걸 항상 절감하고 겸손함을 배워오는 대회였는데,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합니다.
정신적 후속 대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지막인 만큼 쉬운(?) 문제들로 준비하셨다는 소문을 듣고 참가했습니다.
대회 입실
사실 대회 당일(23일) 아침에 모 기업 코딩테스트를 봐야 했고, 여기 문제도 꽤나 만만찮았던 지라 모든 시간을 다 부어야 했습니다.
다 끝나고서 시계를 봤더니 12시를 넘긴 상태였고, 대회 시작 시간인 1시까지 대회장에 도착할 수 있을까 고민되는 애매한 시간이었습니다. 그래도 고려대까지는 가깝다는 점을 살려 대회장까지 타임어택에 도전한 결과, 무사히 10분 전에 입실할 수 있었습니다.
아슬아슬하게 들어왔다고 더 잘 풀거란 보장은 없지만서도요
최근 문제가 되는 생성형 AI의 사용은 대회 중 전면 금지였고, 에디터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는걸 깜빡한 저는 평소 쓰던 Neovim이나 Visual Studio Code 대신 진짜 sudo 명령어 칠 때나 가끔 꺼내는 생짜 Vim으로만 대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.
(근데 앞전 코딩테스트도 Vim 모드로 뚝딱뚝딱 두들겨서인지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습니다?)
서브태스크 긁기
전부터 알고 있었지만, 이 대회 문제의 풀 태스크를 맞는 정해를 아무리 대회 시간 내에 알아낼 수 있을 만한 사전 지식은 저에게 갖춰져 있지 않기에, 문제들은 하나씩 보면서 만만한 서브태스크들만 긁어내는 전략을 세웠습니다. (그마저도 제대로 안 됨)
첫 번째로 본 문제와 마지막으로 본 문제가 기억에 남는데,
첫 문제는 어떻게 서브태스크 조건으로 그림을 그려 보니 어디서 많이 본 그림과 수열이 튀어나왔고, OEIS에 검색해 긁을 수 있었습니다.
자신이 붙은 저는 다른 문제들의 긁을 만한 서브태스크들을 찾아다녔고, 신나게 긁던 도중 한 문제에서 "어, 이거 맞출 수 있겠는데?" 하는 착각에 빠지고 맙니다. 결론적으로 제 착각은 제일 먼저 보이는 환각 중 하나였고, 장렬하게 멸망했습니다.
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지난 MatKor 대회보다는 많은 서브태스크를 긁을 수 있었습니다. 이것도 발전이라면 발전일까요.
갈 길이 멀다
역시 위를 보면 볼수록 하늘은 높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하루였습니다.
많이 올라온 것 같아도 잘 하는 사람들은 도처에 있고, 저는 범부 중 하나일 뿐입니다.
그래도 어쩌겠습니까, 재밌어서 하는건데.
"재밌으면 그만이야."